2025 글로벌 모빌리티 패권 전쟁과 한국 산업의 생존
2025-12-24
1. 서문: 자원 안보와 경제 전쟁의 교차점에서
2025년 현재, 글로벌 자동차 및 배터리 산업은 단순한 기술적 전환기를 넘어, 국가의 생존을 건 ’총성 없는 전쟁’의 한복판에 서 있다. 20세기 산업의 총아였던 자동차는 이제 **‘자원 안보(Resource Security)’**와 **‘경제 전쟁(Economic Warfare)’**이라는 거대한 지정학적 담론의 최전선이 되었다. 사용자께서 제시한 바와 같이, 중국은 희토류와 배터리 공급망을 수직계열화하여 ’자원의 무기화’를 현실화했고, 유럽은 준비 없는 급진적 친환경 전환의 역풍으로 제조업 붕괴라는 실존적 위기에 직면했다. 반면, 미국은 트럼프 2.0 행정부의 등장과 함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극단적으로 밀어붙이며 보호무역의 장벽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삼각 파도 속에서 한국의 자동차 및 배터리 기업들은 기존의 성공 방정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뼈저리게 체감하고 있다. 중국의 가격 경쟁력을 당해낼 수 없고,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정면으로 거스를 수 없으며, 유럽의 규제 불확실성에 휩쓸려서는 안 되는 절박한 상황이다. 이에 한국 기업들은 **‘제3의 길(The Third Way)’**이라 명명할 수 있는 독자적인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 유연한 생산 체계 구축, 그리고 공급망의 근본적 재편을 포함하는 종합적인 생존 알고리즘이다.
본 보고서는 2025년 상반기까지의 방대한 데이터와 시장 동향을 바탕으로, 글로벌 패권 전쟁의 양상을 심층 해부하고, 한국 기업들이 선택한 제3의 길의 구체적인 실행 전략과 그 함의를 분석한다. 보고서는 크게 글로벌 시장의 지정학적 배경, 2025년 시장의 냉혹한 현실(Chasm), 현대차그룹의 전략적 유연성, K-배터리의 기술 및 포트폴리오 전환, 그리고 공급망 독립을 위한 투쟁 등 5개의 핵심 챕터로 구성된다.
2. 신냉전의 도래: 자원 무기화와 경제 봉쇄
2.1 중국의 ‘자원+제품’ 수직계열화 독점: 보이지 않는 목줄
2025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가장 위협적인 상수(常數)는 단연 중국의 압도적인 지배력이다. 중국은 단순히 저렴한 전기차를 생산하는 것을 넘어, 전기차의 심장인 배터리와 신경망인 희토류를 장악함으로써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의 목줄을 쥐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시장 점유율이 아닌 공급망 전체의 장악력을 의미한다. CATL과 BYD로 대표되는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전 세계 공급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가격 결정권을 행사하고 있다.1 더 심각한 것은 희토류다. 전기차 구동 모터의 핵심 소재인 영구자석 생산의 **94%**를 중국이 독점하고 있다는 사실은,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서방 세계의 전기차 생산 라인을 멈춰 세울 수 있는 ’수도꼭지’를 쥐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단순한 산업 경쟁력을 넘어 국가 안보 차원의 위협으로 간주된다.
또한, 중국은 내수 시장의 포화와 경기 둔화로 인한 과잉 생산 물량을 해외로 밀어내기(Dumping) 시작했다. BYD의 유럽 내 배터리 사용량이 전년 대비 216% 폭증한 것은 이러한 밀어내기 수출의 직접적인 결과다.1 초저가 전기차의 공습은 타국, 특히 제조 기반이 약한 국가들의 산업 생태계를 초토화시키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무역 분쟁의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다.
2.2 유럽의 패착: 그린 패러독스와 제조업의 붕괴
환경 규제를 앞세워 가장 먼저 전기차 시대를 주창했던 유럽은 2025년 현재, 가장 뼈아픈 역설(Paradox)에 직면해 있다. 유럽연합(EU)의 급진적인 내연기관 퇴출 정책은 역내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충분한 전환 시간을 주지 않았고, 이는 공급망 자립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산 배터리와 전기차에 안방을 내어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폭스바겐(Volkswagen) 등 전통의 강자들이 공장을 폐쇄하고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는 작금의 사태는 유럽 제조업 붕괴의 서막으로 읽힌다.2 유럽은 뒤늦게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상계 관세를 부과하며 방어에 나섰지만, 이미 가격 경쟁력과 인프라 측면에서 중국에 주도권을 뺏긴 상태다. 배터리 셀 제조부터 소재 가공까지 중국에 의존해온 유럽의 구조적 취약성은 단기간 내에 해결되기 어려우며, 이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반면교사’이자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시장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2.3 트럼프식 보호무역: 실용적 방어막과 미국의 요새화
미국은 트럼프 2.0 시대의 개막과 함께 가장 강력하고 실용적인 방어막을 구축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은 겉으로는 반(反)환경적이고 고립주의적으로 보이지만, 산업적 관점에서는 미국 내 제조 기반을 보호하고 중국의 공습을 차단하는 효과적인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기차 의무화 속도를 조절함으로써 포드(Ford), GM 등 자국 완성차 업체들이 내연기관(ICE)과 하이브리드 차량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었다.4 이는 기업들이 재정적 체력을 회복하고, 무리한 전동화 전환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했다. 동시에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100% 이상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여 진입을 원천 봉쇄하고, 희토류를 무기화하는 중국을 상대로 관세를 지렛대 삼아 협상력을 높이는 ’힘의 외교’를 구사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정책 기조는 한국 기업들에게 미국 내 투자 확대와 현지화를 강요하는 압박 요인이지만, 동시에 중국 기업들과의 직접 경쟁을 피할 수 있는 보호막이 되기도 한다.
3. 2025년 시장의 냉혹한 현실: ’캐즘(Chasm)’과 K-배터리의 위기
3.1 수요의 양극화와 캐즘의 장기화
2025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성장통을 겪고 있다. 전기차(EV) 수요의 일시적 정체기인 ’캐즘(Chasm)’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으며, 이는 고금리 기조 유지, 보조금 축소, 충전 인프라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데이터는 이러한 현실을 냉정하게 보여준다. 2025년 1월부터 7월까지 전 세계 전기차(EV, PHEV, HEV 포함)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35.3% 증가한 590.7GWh를 기록했다.3 표면적으로는 성장세가 지속되는 듯 보이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성장의 질이 다르다. 성장의 대부분은 중국 내수 시장과 저가형 LFP 배터리에 집중되어 있으며, 한국 기업들이 주력하는 북미와 유럽의 고성능 전기차 시장은 둔화세가 뚜렷하다.
3.2 K-배터리 3사의 실적 쇼크와 가동률 저하
한국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는 이러한 시장 환경 변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은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3사의 합산 점유율은 2024년 20.2%에서 2025년 10월 기준 16.0%까지 급락했다.2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4.5%p 하락한 수치로, 한국 배터리 산업의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 기업명 | 2025년 성장률 (YoY) | 점유율 추이 | 주요 원인 및 현황 |
|---|---|---|---|
| LG에너지솔루션 | +12.8% | 3위 유지 | 테슬라 판매 둔화(-14.5% 배터리 사용량), 포드 유럽 계약 취소 등 악재에도 GM 얼티엄 플랫폼 판매 호조로 방어 2 |
| SK온 | +19.3% | 6위로 하락 | 현대차그룹 하이브리드/EV 판매 호조로 물량은 늘었으나, 중국 Gotion에 5위 자리를 내줌 1 |
| 삼성SDI | -4.6% (역성장) | 8위 | 유럽(BMW, 아우디) 판매 부진 및 리비안(Rivian)의 LFP 채택(중국산)으로 인한 점유율 하락 2 |
더욱 심각한 것은 공장 가동률이다. 2025년 상반기 기준 한국 배터리 3사의 평균 공장 가동률은 50% 수준으로 떨어졌다.7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69.3%에 달했던 가동률이 2025년 51.3%까지 하락했으며, SK온 역시 52.2%에 머물렀다. 이는 주요 고객사인 포드(Ford), GM, 폭스바겐 등이 전동화 계획을 연기하거나 축소하면서 발생한 주문 급감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와의 튀르키예 합작 공장 계획 철회에 이어 유럽향 배터리 공급 계약까지 취소되는 악재를 맞았다.5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은 기존의 성장 방정식인 ’공격적 증설’을 멈추고, 생존을 위한 ’제3의 길’을 모색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포트폴리오의 유연화와 시장 다변화다.
4. 현대차그룹의 ‘제3의 길’: 유연성과 현지화의 결합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가장 기민하게 시장 변화에 대응하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있다. 이들이 선택한 제3의 길은 ‘하이브리드(HEV)를 통한 수익 방어’, ‘현지 맞춤형 전략’, 그리고 **‘대미(對美) 정치력 강화’**로 요약된다.
4.1 생산의 유연성: 하이브리드, 캐즘을 건너는 다리
전기차 수요 정체기 동안 현대차와 기아를 지탱한 것은 하이브리드(HEV)였다. 트럼프 2.0의 정책 기조와 소비자들의 전기차 피로감을 간파한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대폭 강화했다.
- 시장 점유율의 퀀텀 점프: 2025년 10월,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10.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7.5%에서 3.4%p 급등한 수치로, 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빅3’를 능가하는 성장세다.8 이러한 성장의 주역은 투싼, 싼타페, 쏘렌토 등 하이브리드 SUV 모델들이다. 2020년 5%에 불과했던 미국 내 하이브리드 비중은 2025년 14%까지 치솟았다.
- 전략적 생산 조정: 현대차는 당초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기획했던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하이브리드 혼류 생산 시설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9 이는 전기차 보조금 축소 리스크를 헤지(Hedge)하고, 하이브리드 차량의 높은 수익성을 통해 전기차 투자를 지속할 체력을 확보하려는 ’양수겸장(兩手兼將)’의 묘수다. 기아 역시 2028년까지 하이브리드 차종을 9개로 확대하고, 2030년까지 전체 판매의 상당 비중을 하이브리드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10
4.2 유럽 시장: 보급형 EV로 중국의 공습 차단
중국산 전기차가 저가 공세로 유럽 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에서, 기아와 현대차는 정면 승부 대신 ’가성비’와 ’상품성’을 갖춘 소형 전기차로 틈새를 파고들었다.
- EV3와 EV4의 성공: 기아의 소형 전기 SUV인 EV3는 출시 직후 유럽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2025년 1월~9월 동안 55,514대가 판매되었다.11 이어 출시된 해치백 스타일의 EV4는 슬로바키아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어 물류비와 관세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 보조금 전략 활용: 특히 EV4는 영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Electric Car Grant)’ 대상에 포함되어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했다.12 이는 중국산 저가 모델에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되었으며, 기아는 이를 통해 유럽 내 브랜드 입지를 ’가성비 좋은 친환경차’로 굳히고 있다.
- 현지 생산의 중요성: 슬로바키아 공장에서의 생산은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비관세 장벽을 넘기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었다. 이는 ’Made in Europe’을 선호하는 현지 정서에도 부합하며, 현대차그룹의 유럽 시장 점유율 방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4.3 대미(對美) 전략: ’가장 미국적인 기업’으로의 변신
트럼프 2.0 시대의 보호무역주의 파고를 넘기 위해 현대차는 ’로비’와 ’투자’라는 두 가지 카드를 동시에 꺼내 들었다.
- 외국인 CEO 임명과 로비력 강화: 현대차는 창사 이래 최초로 외국인인 호세 무뇨스(José Muñoz)를 CEO로 임명했다.14 도요타와 닛산에서 북미 시장을 경험한 그는 현대차의 글로벌 전략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는 핵심 인물이다. 또한, 전 주한 미국 대사 성 김(Sung Kim)을 사장으로 영입하여 대정부 로비 및 정책 대응 역량을 대폭 강화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정책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의지다.
- 대규모 투자와 고용 창출: 현대차는 미국 내 투자 규모를 기존 210억 달러에서 260억 달러로 확대하고, 2028년까지 1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15 이는 트럼프가 강조하는 ’미국 내 제조’와 ’일자리 창출’에 정확히 부합하는 행보로, 관세 폭탄을 피하고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현대차는 한국 기업이지만,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미국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5. K-배터리 3사의 ‘제3의 길’: 기술 초격차와 포트폴리오 다변화
배터리 3사는 중국의 물량 공세와 미국의 정책 변화 사이에서 생존하기 위해 **‘기술적 초격차(Ultra-Gap)’**와 **‘현실적 타협(LFP)’**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5.1 적과의 동침: LFP 및 미드니켈(Mid-Nickel) 배터리 진출
과거 한국 기업들은 삼원계(NCM) 배터리의 기술 우위를 강조하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기술력이 낮은 중국산’으로 치부했다. 그러나 LFP가 글로벌 표준의 한 축으로 자리 잡자, 한국 기업들은 실용주의적 노선으로 급선회했다.
- LFP 양산의 본격화: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말부터 오창 공장에서 ESS(에너지저장장치)용 LFP 배터리 생산 라인 구축에 돌입하여 2027년 본격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17 SK온 역시 2026년을 목표로 LFP 배터리 양산을 준비 중이며, 미국 조지아 공장의 일부 라인을 LFP 생산용으로 전환하여 북미 ESS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19 이는 중국이 독점하던 LFP 시장에 균열을 내고, 보급형 전기차 및 ESS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회복하려는 시도다.
- 미드니켈 전략: 고가의 니켈 비중을 줄이고 전압을 높여 가격 경쟁력과 에너지 밀도를 동시에 잡는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21 이는 LFP보다는 성능이 좋고 NCM보다는 저렴한 ’중간 지대’를 공략하여 중국과의 정면승부를 피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는 전략이다.
5.2 ESS(에너지저장장치)로의 전환: 위기를 기회로
전기차 수요 둔화로 가동이 중단된 배터리 생산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는 것은 한국 기업들의 생존 본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 유휴 설비의 활용: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미국 및 유럽 공장의 잉여 생산 능력을 ESS용 배터리 생산으로 돌려 가동률 저하를 방어하고 있다.5 AI 데이터 센터의 폭발적인 증가와 신재생 에너지 확대로 전력망 안정화를 위한 ESS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ESS는 전기차 시장의 침체를 상쇄할 확실한 ’Cash Cow’로 부상했다.
- 북미 시장 공략: 특히 미국 내 태양광 발전 연계 ESS 수요가 늘어나면서, 한국 기업들은 미국 현지 생산 인센티브(AMPC) 혜택을 받을 수 있는 ESS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5.3 꿈의 배터리, 전고체(All-Solid-State) 상용화 경쟁
중국이 LFP와 같은 보급형 기술을 장악했다면, 한국은 차세대 기술인 전고체 배터리에서 ’기술 초격차’를 통해 패권을 되찾으려 한다.
- 삼성SDI의 독주: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다.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수원 연구소 내 파일럿 라인(S-Line)을 가동 중이며, 이미 완성차 업체에 샘플을 공급하고 있다.22
- 압도적 성능: 삼성SDI가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900Wh/L에 달해, 현재 주력인 각형 배터리 대비 40% 이상 향상된 성능을 자랑한다.22 또한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여 화재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춘 것이 특징이다. 이는 중국 기업들이 쉽게 따라오기 힘든 고난도 기술 장벽을 구축하여,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의 절대적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이다.
-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의 추격: SK온은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대전 연구소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24,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R&D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6. 자원 안보의 재정립: 공급망의 탈중국화(De-Sinicization)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맞서 한국 기업들은 원자재 공급망을 밑바닥부터 뜯어고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는 단순한 수입선 다변화를 넘어, 기업과 국가의 안보를 위한 ‘자원 독립’ 투쟁이다.
6.1 포스코퓨처엠의 공급망 독립: ‘Non-China’ 밸류체인의 완성
포스코퓨처엠은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인 전구체(Precursor)와 음극재 분야에서 ‘탈중국’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성공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 전구체 자립 선언: 포스코퓨처엠은 광양 공장에 연산 45,000톤 규모의 전구체 공장을 준공하고, 2025년 8월부터 국산 전구체로 만든 양극재를 미국 얼티엄셀즈(LGES-GM 합작사)에 공급하기 시작했다.25 전구체는 배터리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지만 중국 의존도가 90%를 상회하던 핵심 소재다. 이를 국산화한 것은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의 FEOC(해외우려기관) 규정을 충족시키고 중국의 자원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 수직계열화의 힘: 포스코홀딩스를 통해 아르헨티나 염호 리튬, 호주 광석 리튬, 인도네시아 니켈 등 광물 채굴부터 전구체, 양극재 생산까지 이어지는 ’Full Value Chain’을 완성했다.27 이는 원자재 가격 변동성을 흡수하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유지할 수 있는 강력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
6.2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도시 광산(Urban Mining)
자원 빈국인 한국에게 폐배터리 재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전략이다. 폐배터리에서 리튬, 니켈, 코발트 등 핵심 광물을 추출하는 ’도시 광산’은 중국의 광산 독점을 우회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 정부와 기업의 공조: 한국 정부는 2030년까지 핵심 광물의 20%를 재활용을 통해 조달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관련 규제를 정비하고 있다.28
- 글로벌 협력: SK온은 에코프로와 협력하여 배터리 스크랩 재활용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GM과 합작하여 재활용 전문 기업 GMBI를 설립, 북미 지역 내 자원 순환 체계를 마련했다.28 이는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크랩과 폐배터리를 다시 원자재로 투입함으로써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자원 안보를 강화하는 효과를 낳는다.
7. 결론: 위기를 넘는 한국의 생존 방정식
7.1 전략 요약: 유연성, 기술, 그리고 외교의 삼각편대
2025년 한국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이 선택한 ’제3의 길’은 이상보다는 현실, 독점보다는 생존에 방점이 찍혀 있다.
| 구분 | 중국 (패권 추구) | 유럽 (규제 중심) | 미국 (자국 우선) | 한국 (제3의 길: 실용적 적응) |
|---|---|---|---|---|
| 핵심 기조 | 자원/공급망 독점 | 탄소 감축 의무화 | 관세 장벽/보조금 | 유연성(Flexibility) & 기술 초격차 |
| 차량 전략 | 저가 전기차 밀어내기 | 급진적 EV 전환 (실패) | 내연기관/픽업 보호 | HEV(수익) + EV(미래) 병행 |
| 배터리 전략 | LFP 기반 시장 장악 | 자체 공급망 부재 | 한국/일본 기업 유치 | LFP(보급형) + 전고체(프리미엄) |
| 공급망 | 자원 무기화 (희토류) | 높은 대중 의존도 | IRA를 통한 블록화 | 공급망 국산화 + 리사이클링 |
7.2 향후 전망 및 제언
- 시간 싸움 (Buying Time): 하이브리드 차량의 호조는 한국 기업들에게 귀중한 시간을 벌어주었다. 이 ‘골든 타임’ 동안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와 LFP 양산 체제 구축을 얼마나 빨리 완료하느냐가 미래 10년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
-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의 일상화: 현대차의 외국인 CEO 임명이나 배터리 3사의 대미 로비 강화는 기업 경영이 더 이상 ’시장 논리’로만 작동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정치가 경제를 압도하는 시대에 한국 기업들의 ‘대관(Government Relations)’ 역량은 기술력만큼이나 중요한 핵심 자산이 되었다.
- 자원 독립의 지속: 포스코퓨처엠의 사례처럼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시도는 계속될 것이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것은 여전히 난제다. 인도네시아, 호주, 캐나다 등 ‘제3지대’ 자원 보유국과의 파트너십 강화와 리사이클링 기술 고도화가 필수적이다.
결론적으로, 2025년의 한국 전기차·배터리 산업은 거대한 외풍 속에서 ‘가장 유연하고(Agile), 기술적으로 진보하며(Advanced), 지정학적으로 영리한(Astute)’ 제3의 생존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중국이 ’자원’을, 미국이 ’시장’을 무기로 삼는다면, 한국은 이 둘 사이를 연결하고 조율하는 **‘첨단 제조 및 솔루션 허브’**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것이 유일한 승산이 될 것이다. “전기차 산업은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는 명제 아래, 한국의 기업들은 오늘도 생존을 위한 치열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8. 참고 자료
- Global EV Battery Demand Rises 35%; 3 Korean Companies …, https://www.business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257823
- Battery, EV - Press Release - Insight -SNE Research, https://www.sneresearch.com/en/insight/release_view/545/page/0
- From Jan to July in 2025, Global EV Battery Usage Posted 590.7 …, https://www.sneresearch.com/en/insight/release_view/492/page/24?s_cat=|&s_keyword=
- Battery firms see possible declines over shifting global EV policies, https://www.koreatimes.co.kr/business/companies/20251218/battery-firms-see-possible-declines-over-shifting-global-ev-policies
- Shares of Korean Battery Firms Sink Amid Global EV Uncertainty, https://www.asiafinancial.com/shares-of-korean-battery-firms-sink-amid-global-ev-uncertainty
- Q1 Global EV Battery Installations: CATL Continues to Lead, Market …, https://www.metal.com/en/newscontent/103335234
- Korean battery-makers operate at half capacity amid mounting …, https://batteriesnews.com/korean-battery-makers-operate-at-half-capacity-amid-mounting-chinese-competition/
- Hyundai and Kia race past rivals to set record US market share, https://electrek.co/2025/12/01/hyundai-kia-race-past-rivals-set-record-us-market-share/
- Hyundai Motor, Kia to undergo portfolio restructuring amid possible …, https://www.koreatimes.co.kr/business/companies/20240721/hyundai-motor-kia-to-undergo-portfolio-restructuring-amid-possible-trump-return
- Kia presents roadmap to lead global electrification era through EVs …, https://www.hyundaimotorgroup.com/en/news/CONT0000000000145443
- Hyundai and Kia’s low-cost EVs are crushing it - Electrek, https://electrek.co/2025/10/24/hyundai-kias-low-cost-evs-crushing-it/
- Electric Car Grant - EV4 Air and PV5 Passenger - Kia, https://www.kia.com/uk/about/kia-electric-car-grant/
- Kia confirms electric grant for EV4 and PV5 Passenger - Eurekar, https://www.eurekar.co.uk/articles/2025-12-22/kia-confirms-electric-grant-for-ev4-and-pv5-passenger
- Hyundai hopes foreign leadership means smooth sailing in ’Trump …, https://koreajoongangdaily.joins.com/news/2025-01-03/business/industry/Hyundai-hopes-foreign-leadership-means-smooth-sailing-in-Trump-storm/2213932
- Hyundai announces $21bn US investment as Trump tariffs loom, https://www.theguardian.com/business/2025/mar/25/hyundai-us-investment-trump-tariffs-jobs-ai
- Hyundai Agrees To Deal To Avoid Trump’s Tariffs, https://gfmag.com/capital-raising-corporate-finance/hyundai-avoids-trump-tariffs/
- LG Energy Solution to Produce LFP Batteries for EES, https://battery-news.de/en/2025/11/20/lg-energy-solution-to-produce-lfp-batteries-for-e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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